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는 급격한 해빙무드였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북미정상회담 발표가 이루어지기까지 일사천리였습니다. 너무 속도가 빠르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 전략적 무기가 동원된 것을 빌미로 남북고위급 회담이 연기되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험한 말이 오고 간 끝에 전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발표되었습니다. 사실 북미정상회담이 발표되면서 미국 내 사정은 복잡했습니다. 북한을 합리적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강경파들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과 저항이 상당했습니다. 그러니까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은 백악관의 통일된 대북전략에 따라 내려졌다기보다는, 북한의 현재 지도부를 전복하고 그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개입주의 강경세력의 입김이 승리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 시설을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폭파한 직후 회담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고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공개서한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이름으로 발표된 북한의 공개담화문은 매우 차분하고 공손했습니다. 서로가 결론은 열어놓고 있습니다. 여전히 서로에 대한 기대가 있고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과 미국이 이렇게 점잖게 예의 지켜가며 싸우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따뜻하고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하고 정상회담 재개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뭔가 분명 삐걱거리지만,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기운도 동시에 느껴집니다. 우리의 기도가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남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치질서가 결코 간단하지 않지만,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을 가지고 더욱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