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순종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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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9월이 오면 운영자 20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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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오면

 

시인 김향기씨의 ‘9월이 오면이란 시가 있습니다. “웃자라던 기세를 접는/ 나무며 곡식들/ 잎마다 두텁게 살이 찌기 시작하고/ 맑아진 강물에 비친 그림자도 묵직하다./ 풀벌레 노래 소리/ 낮고 낮게 신호 보내면/ 목청 높던 매미들도 서둘러 떠나고/ 들판의 열매들마다 속살 채우기 바쁘다./ 하늘이 높아질수록/ 사람도 생각 깊어져/ 한줄기 바람결에서 깨달음을 얻을 줄 알고/ 스스로 철들어가며 여물어 가는 9.”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지난 7.8월이 너무 무더웠기 때문에 9월이 정말 기다려졌습니다. 언제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까 많이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성큼 9월이 왔습니다. 여전히 한낮에 더위를 느끼지만, 새벽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만으로 9월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며칠 전 목사님 한 분이 페이스 북에 짧은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습니다. “많은 언어가 우리를 감동케 하는 것은 아니다. 벼가 눕기 시작한다.” 정말로 벼들이 익어가고 여기저기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들녘에 오는 9월의 모습이 제 마음에도 울림이 왔습니다. 혹독한 무더위와 오랜 가뭄, 때 아닌 폭풍우 속에서도 묵묵히 가을 결실을 준비하는 대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저녁의 바람결로만 9월을 느끼는 저보다 들녘에서 가을을 느끼는 그 목사님이 훨씬 풍요로워 보였습니다.

저의 9월의 달력은 빼곡이 여러 사역과 행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새로운 다짐과 구상들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일들이 풍요로운 가을과 어울렸으면 합니다. 뭔가 여유롭고 풍성함이 깃들었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걸음들 속에서 여백이 느껴지는 계절이었으면 합니다. 지난여름 너무 더워 내 몸 하나 건사하느라 힘겨웠다면 이제 찬찬히 주변을 돌아보며 서로를 돌아보고 보듬어주는 계절, 시구처럼 스스로 철들어 여물어가는 9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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