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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8 용서외 기억 운영자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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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기억

 

써야 할 글들이 좀 밀려있습니다. 지난 주 중에도 두 권의 책의 추천사를 써야 했습니다. 한 권은 이옥희선교사의 시집이고, 다른 한 권은 제월교회 이은아목사의 신앙묵상이었습니다. 이은아목사의 책은 맑은 영성이 반짝이는 글들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두고두고 읽을 만한 주옥같은 신앙묵상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옥희목사의 시는 격정적인 역사시라서 마음에 부담이 컸습니다. 5년째 인도에 들어가지 못하며 주로 중국에 머물면서 조선족 선교와 북한 선교를 두고 기도 중에 있습니다. 흔히 만주라 일컬어지는 동북삼성(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 지역에서 조선족들을 폭넓게 만나고 있습니다. 거기서 바닥 민초들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숨겨진 독립운동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제강점기의 일제의 악행과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한 저항의 이야기에 그만 필이 꽂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타는 불꽃처럼 시를 썼습니다.

그의 시는 청산하지 못한 식민지배에 대한 격정으로 가득합니다. ‘식민지 통치라는 시에서 왜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는 것일까/ 우리 존재를/ 부정했던 놈들의/ 폭력과 악행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치열하게 청산하지 못하는 것일까?”라고 말합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란 시에서 어쩌다 늘그막에/ 용정에 들러/ 피에 절은 독립운동사에/ 잠 못 이루며/ 일본을 심판하기로 했어/ 나라 잃은 치욕/ 지옥의 시대를 살아낸/ 조상의 한에 지핀 거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심판하시라고 절규했어.”라고 노래합니다. 30만명을 피로 목욕시킨 난징대학살의 현장을 목격하고 나서는 누가 감히 용서를 말하고, 누가 감히 화해를 말하는가!”라고 절규합니다. 지난 주 평화통일주일, 평화를 주제로 설교한 제가 머쓱해질 정도였습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피눈물 나게 한 원수의 실체를 알지도 못하고, 기억하지도 않은 채 원수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의도, 사랑도 아니라는 항변이었습니다. 용서는 기억할 것을 기억한 후의 일이라는 사실이 새삼 저리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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