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기도문

인도: 하나님, 평화의 주님, 이 땅은 지금, 가장 어두운 새벽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긴 밤의 침묵을 가르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평화의 기척에 우리의 가슴은 다시 조용히 뛰기 시작합니다. 분단과 해방의 80년, 전쟁이 멈춘 지 72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도 진정한 평화의 언약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회중: 그러나 주님, 그 오랜 시간 속에서도 주님의 자비와 평화는 단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음을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는 새로운 시작을 품은 하나님의 새벽임을 믿습니다.

인도: 하나님, 서로를 향해 마음의 문을 닫고,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으며 살아왔던 우리의 무관심과 냉소를 용서하소서.

회중: 그러나 주님, 그 오랜 담장 너머에서 서로를 향해 걸음을 떼는 작은 변화의 기운이 다시금 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느낍니다.

인도: 끊어졌던 말이 다시 들려오고, 끊겼던 숨결이 다시 살아납니다. 침묵과 적막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던 평화의 속삭임이 이제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대화를 멈췄던 확성기가 꺼지고, 평화를 향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회중: 하나님, 이 모든 작은 시작들이 진실한 만남과 지속적인 평화의 길로 이어지게 하소서. 

다같이: 이 땅의 전쟁을 정당화해온 모든 증오와 적대가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지 못하게 하소서. 우리가 스스로 세운 경계와 조건을 거두고,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그 날을 마음 깊이 꿈꾸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