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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6 떨림 운영자 20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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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

 

포항지진으로 말미암아 사상 초유로 일주일 연기된 수능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여전히 포항지역에는 수능시험 중에도 미세한 여진이 있었지만, 시험을 치루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놀란 가슴을 다시 추스르고 시험을 치룬 수험생들이나 일주일이 연기되어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을 수험생들이나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어쨌든 모든 상황이 무사히 진행되어 다행입니다. 사실 수능을 치르는 날은 하루 종일 긴장이 됩니다. 기도의 줄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과 자녀를 위해서 기도하는 가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날은 추웠습니다. 그 전날 날씨가 잠시 풀리는 가 싶더니 심술 맞게도 수능 날은 다시 추워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떨면서 시험을 치룰 텐 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것은 낯선 것과의 만남이요, 두려움과 떨림의 연속입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날이 아니고, 내일은 어떤 일이 내 앞에 펼쳐질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는 왠지 모를 불안과 떨림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떨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런데 떨림에 관한 특별한 기억이 제게 있습니다. 결혼식 날이었습니다. 사실 무척 떨리는 날입니다. 신랑 입장을 하고 내심 떨면서 신부 입장을 기다리며 서 있는데 주례하시는 목사님이 제게 다가오셔서 귓속말을 하셨습니다. “준목님!(당시 준목이었습니다.) 떨리지요. 떨리면 그냥 떨어!” 그러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에 이상하게 갑자기 긴장이 풀렸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저는 두렵고 떨리는 일이 올 때마다 마음속으로 그래, 떨자라고 말합니다. 떠는 일이 부끄럽고 연약한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설교할 때마다 떨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떨림은 제 설교를 설교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큰 관문인 입시의 벽 앞에 선 수험생들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 여린 떨림이 소중해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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