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으로 행복한 삶

우리는 흔히 사람들이 행복하기 때문에 감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완전하게 행복한 사람도 없을뿐더러 행복하다고 감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거의 완벽한 지원을 받으며 자란 자녀가 부모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받지 못해서 불평하는 경우를 왕왕 목격합니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란 자녀가운데 부모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참 역설적입니다. 그러니까 조건이 좋다고 더 많이 감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감사는 깨닫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적은 것이든, 큰 것이든, 그것이 은혜란 사실을 깨달은 사람만이 감사할 수 있습니다. 받아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깨달아서 감사한 것입니다. 감사와 깨달음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그래서 제가 해마다 교우들에게 추수감사헌금과 함께 감사의 제목을 써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쓰는 감사의 내용이 곧 여러분의 깨달음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올 한해 무엇이 감사합니까?’ 라고 묻는 것은 ‘올 한 해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여러분이 깨달은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행복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므로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끔 정말 환경이 좋지 않은데도 행복한 사람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원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 그 감사가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믿음의 역사에 위대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생에 주어진 모든 것들을 겸허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산 사람들입니다. 추수감사절입니다.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함으로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생각할수록 깨달아져 풍성한 감사를 드리는 주일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