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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9 가지런한 계절 운영자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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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런한 계절

 

11월은 농익은 가을입니다. 나무의 잎새가 자신만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는 만추의 때여서 자연이 깊은 기품을 드러내는 계절입니다. 또한 자신의 옷을 벗어 대지 위에 내려놓는 나무의 모습에서 겸허함과 쓸쓸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절입니다. 언젠가 ‘11’이라는 숫자가 저를 닮았다는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한때, 제 별명이 젓가락이었는데 길쭉한 젓가락 같아 보여서 그랬습니다. 동시에 같은 숫자가 둘이 나란히 서 있는 ‘11’이란 숫자는 가지런해 보입니다. 가지런한 그 모습에서 저는, 11월에는 모든 것을 가지런히 정리하라는 메시지를 듣습니다. 한 해를 살다 11월을 만나면 어느새란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어느새한 해의 끝자락에 선 것입니다. 마음이 조급해지기 쉬운 때입니다. 정초 세운 계획 중에 제대로 실행한 것이 없는 것 같고, 한 해의 열매가 부실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이고 몸과 마음이 분주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잘 묵상해보면 11월의 본래 분위기는 차분함입니다. 11월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계절입니다. 순명(順命)의 계절입니다. 떨어지는 낙엽은 내려놓음의 미학을 말하고, 비움의 미학을 말합니다. 내려놓으면서 그 뿌리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그 어느 계절보다도 차분해지는 계절입니다.

이번 주중에는 그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자녀들의 수능이 있습니다. 결과는 그동안 그들이 성실하게 뿌린 노력에 비례할 것입니다. 인생에는 요행이나 지름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서 시험 치르는 우리의 자녀들이 담대하면서도 담담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들의 마음이 조급하지 않고 가지런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시간에 쫓기기 쉬운 계절입니다. 서두르기 쉬운 계절입니다. 그럴수록 ‘11’이란 숫자처럼 정갈하고 가지런한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분한 기도로 영혼의 호흡을 고르며, 삶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는 소중한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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