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토)​

라마의 슬픈 소리

(예레미야 31:15-17 / 개역개정)​

15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라마에서 슬퍼하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 때문에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어져서 위로 받기를 거절하는도다 16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네 울음 소리와 네 눈물을 멈추어라 네 일에 삯을 받을 것인즉 그들이 그의 대적의 땅에서 돌아오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7너의 장래에 소망이 있을 것이라 너의 자녀가 자기들의 지경으로 돌아오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표준새번역)

15“나 주가 이렇게 말한다. 라마에서 슬픈 소리가 들린다. 비통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라헬이 자식을 잃고 울고 있다. 자식들이 없어졌으니, 위로를 받기조차 거절하는구나. 16나 주가 말한다. 이제는 울음소리도 그치고, 네 눈에서 눈물도 거두어라. 네가 수고한 보람이 있어서, 네 아들딸들이 적국에서 돌아온다. 나 주의 말이다. 17너의 앞날에는 희망이 있다. 네 아들딸들이 고향 땅으로 돌아온다. 나 주의 말이다.”​​

  통곡의 상수리나무 알론바굿은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장사하며 지어진 이름이기도 하지만(창 35:8), 야곱과 그 가족 일행이 베델을 떠나 가까운 에브랏에 이르기 전에 라헬이 아이를 낳다가 극심한 고통 속에 숨진 곳이기도 합니다. 산고에 시달리면서 라헬은 그 아이 이름을 ‘베노니’라고 지으라고 합니다. 그 이름 뜻은 ‘내 슬픔의 아들’입니다. 이는 야곱으로부터 나온 북왕국 이스라엘의 참혹한 멸망을 예견합니다. 오죽했으면 야곱이 이 이름을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이름 뜻의 ‘베냐민’으로 바꾸어 불렀을까요(창 35:18). 라헬은 죽어서 에브랏 곧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에 묻히게 됩니다(창 35:19). 그런데 인상적인 것은 생명을 살리려고 애를 쓴 두 여인의 죽음 사이에 하나님이 야곱에게 내려 주실 커다란 복에 대한 말씀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너는 생육하고 번성할 것이다. 한민족과 많은 갈래의 민족이 너에게서 나오고 너의 자손에게서 왕들이 나올 것이다.”(창 35:11b)

  벧엘과 베들레헴을 잇는 길에 있는 에브랏 근처에 라마가 있습니다. 에브랏과 라마를 두고 예레미야는 라헬과 한나(삼상 1:19)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라헬과 한나는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고통을 받아온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마의 슬픔과 에브랏의 울부짖음이 연결됩니다. 결국 이것도 북왕국 이스라엘의 멸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야곱에 대한 엄청난 축복이 있고 바로 이 비극의 장소 한가운데 베들레헴이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베들레헴은 후에 예수님이 태어난 곳이고 그로 인해 헤롯의 탐욕의 칼이 두 살 아래의 남자아이들을 학살한 장소입니다. 마태복음 2장 18절은 본문 15절을 인용합니다. 예수 탄생에 의한 아기 학살의 현실과 라마의 슬픔, 라헬의 통곡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문은 반전입니다. 눈물을 거두라는 것입니다. 멸망한 북왕국 이스라엘 백성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희망이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으면서 그들이 고향 땅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주의 말’이라고 못을 박습니다. 지나친 희망일까요? 아닙니다. 그 어떤 억울하고 슬픈 비극도 기억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기    도: 오늘은 세월호 8주기입니다.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어쩌면 이미 돌아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 오늘 다시 그 어머니 아버지들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우리 사회가 안전한 나라로 나아가도록 인도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