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이 주신 위로와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이제부터 청년부가 여름에 새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전에 청소년부를 언급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청년부 옆동네, 청소년부의 배새일 전도사님이 <매주일 이모저모>에 쓴 글을 다들 보셨는지요. 청소년들과 함께 하며 느꼈던 일들을 빼곡히 적어 내려갔습니다. '굳이?'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히, 구체적으로, 매우 솔직하게 기록했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굳이 하는 이야기' 가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궁금해졌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갈 여름 이야기는 얼마나 풍성할지.
배전도사님의 글을 읽은 후에 저는 참 부끄러웠답니다.
이전까지 부서 사진을 게시하면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긴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던 것이죠.
신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유대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살아가는 이야기는 다양하고 다채롭죠.
어쩌면 저는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네모난 사진 한장에 가둔 것은 아닌지...
앞으로 저는 투박할지언정 솔직하고 구체적인 청년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자 다짐했습니다. 자기를 방어하지 않아도 되고, 자기의 연약함과 무력감을 숨기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공동체. 그 시작이 여름 수련회이길.

첫째날, 선발대는 은성, 주연, 준형, 서현, 준서, 현기, 혜윤, 예나 청년이 함께 했습니다. 직장 및 여러 일정 때문에 후발대로 오는 청년들은 저녁 나눔 기도회 때 동참할 예정이죠.
청년 여름 이야기(1)
#여는 예배
선발대와 함께 '수련회를 여는 예배'로 드렸습니다.
이 시간에는 상대방 청년에게 평소 선물하고 싶었던 격려의 말을 '감정카드'를 사용하여 표현했는데요, 먼저 예나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수련회 참석을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했던 예나 청년>
예나 청년은 혜윤 청년에게 '자랑스러운'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예나 : 혜윤 언니가 청년부 회장으로 정말 잘 해내고 있음에 자랑스럽고 바쁜 와중에도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기에 감사해요.
혜윤 : 저는 회장으로서 보다 개인적으로 예나를 보고 싶어서 연락 을 했어요. 그런데 예나가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 자체로 너무 감동이고 고마워요. 그리고 저는 예나를 볼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예나 청년에게 호명된 것이 부끄러웠던 걸까. 손부채질 중이다.>

<현기 청년은 반려견 살구를 위해서 햇빛을 피해 스타필드를 매일 같이 간다>
현기 청년은 주연 청년에게 '든든한'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현기 : 찬양팀을 함께 하면서 주연이는 열심히, 자신있게 하는 것 같 아요. 찬양 인도자를 감당하는 일이 힘들텐데 알아서 잘 해내고, 지금은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모습이 멋있고 저에게는 매우 든든해요. 앞으로도 본인이 하는 일에 있어서도 용기 있게 해내길 바랍니다!
주연 : 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찡긋)
(주연 청년은 재치있는 손인사로 대답을 짧게 갈무리했다.)

<머리핀을 2개나 장착한 주연, 시종일관 웃었던 그녀는 저녁기도회 때 울보가 되는데...>
주연 청년은 저에게 '행복한'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주연 : 목사님은 수련회 준비하면서도 바쁘셨고 평소에도 바빠보이는데, 그럼에도 행복해 보이고 즐겁게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행복한' 카드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유로운 시간도 있길 바라면서 '여유로운' 카드도 선물합니다.
찬용 : 아! 맞네요! 감사합니다.@#$###@(!_#_#)*
(여유로운 카드를 덤으로 선물한 그 마음이 고마웠는데 횡설수설했다.)
이후 준형 청년이 은성 청년에게 선물을 했다.
준형 청년은 은성청년에게 '유쾌한'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준형 : 저와 은성 누나는 청소년부 교사와 청년부 임원으로 함께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옆에서 지켜보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요즘 누나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냥 답답하거나 짜증나는 것을 마냥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유쾌하게 풀어가는 것을 동시에 보곤 했어요! 그래서 유쾌한! 카드를 선물합니다.
은성 : ㅋㅋㅋㅋㅋㅋㅋㅋ(은성 청년과 모든 이들이 박장대소했다)
그럼 은성 청년은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주었을까요?

<어떤 카드를 선택했던 것일까. 불끈 쥔 주먹에 결의가 느껴진다>
은성 청년은 예나 청년에게 '여유로운'을 선물했습니다.
은성 : 선교도 함께 갔었고 점점 감정의 교류가 있었어요. 다만 자주 못봐서 아쉬웠는데 오늘 다시 보니까 그 감정이 다시 올라와요. 앞으로 예나가 준비하고 계획한 일을 해야하는데 조급함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예나
다음으로는 은선 청년이 현기 청년에게 이것을 선물했습니다.

<현기에게 선물한 이유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은선 청년>
은선 청년은 현기 청년에게 '자신감'을 선물했습니다.
은선 : 현기는 옆에서 볼 때 무엇을 하더라도 열정적인 사람 같아요. 아까 들었을 때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그 걱정도 자신감 있게 나아간다면 잘 이겨낼 것으로 생각해서 이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현기 : 박수로 화답하였다.

<강원도 횡성까지 교통 시간을 고려해서 점심은 각자 취향을 모두 담은 햄버거>

<출발 직전 담임목사님의 기도> 순간을 남기기 위해 핸드폰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주머니를 만지는 김예전 목사님,
기도하는 무리를 보고 돌아가는 행인까지. 찰나의 순간에 많은 것이 담겼다.
청년 여름 이야기(1)
#숙소 도착

<청년들이 1박하게 될 숙소, '정가네사랑채'>
숙소에 도착했지만 바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녀석은 연예인 기질이 있었죠. 누나들을 보자마자 자신을 만지라며 두손 두발 다 들고 배를 보여줬습니다.


<우리를 처음 맞이했던 눕고 보는 강아지다. 그래도 살구가 조금 더 귀엽다>
<참고로 현기 청년의 아들, 살구는 성북교회를 종종 방문했다>

<핸드폰에 자신의 모습을 담는 것을 확인하고 녀석은 우리 곁을 떠났다>

<후발대 청년들이 와도 충분하다는 것을 몸소 회장님이 보여주고 있다>*답사 당시 사진이다(수련회와 무관)

<그리고 나는 잠시 쉬는 시간에 앞으로 있을 일정을 생각하고 있었다. 꿈에서.>

<다음 일정을 무의식 속에서 검토하는 동안 임원들은 어느새 준비를 끝냈다>
청년 여름 이야기(1)
#The One Thing_필사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을 바라보자' 라는 주제말씀과 관련 된 필사를 하면서 본격적인 수련회 1일차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왜 하필 재미도 없고 지루한 필사를 할까요?
성경을 가리켜 ‘캐논’(canon)이라고도 합니다. 이 말은 ‘재는 막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성경은 참된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 보기 위해서는 말씀을 기준 삼아야 합니다.
특별히 이번 필사는 각기 다른 성경 말씀을 정했습니다. 말씀캡슐을 무작위로 뽑아서 자신에게 주어진 말씀을 필사하는 것이죠.

<말씀캡슐을 들고 있는 부회장님의 손. 키만큼 손도 크다. 마음도 넓다>


<준비 완료>
각자 말씀캡슐을 받고 자신에게 주어진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필사를 시작하기에는 이릅니다. 자신이 필사해야 할 말씀의 배경 및 묵상 글이 담겨 있는 묵상 가이드를 먼저 봅니다. 이번 묵상 가이드는 청년들의 필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체 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묵상 가이드 중에 로마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묵상 가이드를 하나만 더 살펴 볼까요?
이제 자체 가이드까지 챙겼으니 기도로 시작해봅니다.
각자 자신이 받은 성경말씀 배경까지 읽고 기도까지 하고!
이제 마음에 새겨봅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이곳 저곳에서 손목을 돌리고 접어도 보고 스트레칭을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놀라운 것은 단 한명도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말씀을 새기고 있었죠.
청년 여름 이야기(1)
#The One Thing_하나님에게 보내는 편지
이후 자신의 마음에 공명했던 말씀 구절을 중심으로 하나님께 보내는 편지를 적었습니다. 혹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 온 삶과 현재의 고민이 녹여진 우리만의 편지가 쓰여지고 있었죠.(편지 내용은 각자의 삶의 배경과 고민이 담긴 부분이기에 청년 공동체 안에서만 공유하고 함께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엽서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복불복으로 가져갔다>
아참!
모두가 필사를 끝낸 것은 아닙니다. 아직 예나 청년이 열심을 다해서 달려오고 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필사를 마무리 한 예나 청년, 훗날 반전이 있었으니...)
이후 예나 청년까지 편지 쓰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편지는 무작위로 바꿔서 각자 다른 청년의 편지를 읽어 주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을 함께 듣는데 너무 놀랍습니다. 필사한 말씀을 바탕으로 자신의 깊은 내면과 삶의 배경을 가감 없이 담백하게 써내려간 고백들로 가득했기 때문이죠.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한복음 1:14
청년들이 필사한 하나님의 말씀은 편지 속 고백을 통해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그것이 다름 아닌 성육신의 신비가 아닐까요?
차디찬 겨울 감옥 마룻장 같은 세상에
오랫동안 그곳을 지켜온
한 장의 얇은 모포 같은 그대가 있어서
아직도 그대에게 쓰는 편지 멈추지 않는데
-도종환, '희망'-
도종환 시인은 각박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 만한다는 사실을 깨워주는 사람이 있어서 희망의 편지를 멈추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청년의 시기, 삶의 문제로 치열하게 씨름하며 좌절과 낙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부디 성북 교우 여러분이 한 장의 얇은 모포 같은 존재로 다가오셔서 청년들의 벗이 되어주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청년들의 삶을 긍정해주시고 중보해주세요.
청년 여름 이야기(1)
#저녁 공동식사_바베큐와 함께(우빈 청년 제공)
"목사님 제가 준비할테니 받기만 해주세요"
마장동의 사나이, 우빈 청년에게 이번에도 마음의 빚을 졌네요.
수련회 마다 청년들을 위해 고기를 헌물하는 그 마음이 매번 감사할뿐입니다.
<준형, 현기, 부장님, 서현 청년이 고기를 담당했다>
<잘 익었는지 확인 차 먼저 맛봤다. 두툼한 것이 육즙도 품고 있어서 일품이다>
그래서 더 먹어 보았다. 청년들도 이해하겠지. 사실 조금 더 먹었다.
<다들 땀 흘리며 불판 앞에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뒷짐을 지고 있다.>

<부장님표 고추장찌개, 된장찌개까지. 두 그릇 금방 비웠다>


<저녁에는 교육위원장이신 박용철 장로님과
여신도회장 이인복 권사님이 지지방문을 오셨다>
저녁 식사 후 수많은 식기 앞에서 다들 눈치를 봤습니다.
누군가 외쳤죠. "가위 바위 보?"
그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저마다 승부수를 던집니다.
어느새 훌쩍 키가 자란 청년들이지만 이런 게임 앞에서는 모두 어린아이와 같이 눈이 초롱초롱합니다. 다만 청년들의 가위.바위.보는 냉정합니다. 승자는 뒤도 안돌아 보고 그대로 안녕을 고했습니다.
사실 저는 목사라는 이유로 설거지에 빠지기 싫었습니다.
정말 하고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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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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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하게 된 기쁨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최목, 좋아서 미칠 지경인 회장님>
네 그리고 현실이 되었습니다. 저야 처음부터 설거지를 하고 싶은 마음에 괘념치 않았습니다. 다만 회장님은 섬김이 좋았는지 머리를 감싸 쥐었습니다. 정말 좋았나 봅니다.
이후 후발대 청년들이 도착했습니다.
후발대는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왔습니다.
일상을 정성스럽게 살아내고 강원도 횡성까지 발걸음을 향한 그들의 마음이 너무 소중했습니다.
이제 함께 모여 저녁 <나눔 기도회>로 들어갑니다.
절망을 거치지 않는 희망은 위태롭고 , 어둠을 모르는 빛이 공포이듯이, 치열한 질문과 회의를 통과하지 않고 제시되는 정답은 오히려 우리의 일상을 질식시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공감입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흔들리지만, 우리는 서로의 벗이 되어서 서로의 삶을 긍정하고 함께 나아갑니다. 그 날의 고백은 다음 포스팅에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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